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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산맥 문인들, 김우종 원로 비평가 댁서 새해 세배

97세 원로 비평가에게 올린 문안… '도표의 문학'으로 이어지는 한국문학의 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새해를 맞아 창작산맥 문인들이 문단의 원로를 찾아 세배를 올리며 정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창작산맥 측에 따르면, 창작산맥 문인들은 지난 1월 10일(토), 서울 상도동에 위치한 김우종 원로 비평가의 자택을 찾아 새해 문안을 드리고 건강을 기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허선주 창작산맥 편집주간은 "해마다 새해가 되면 문단의 어른을 찾아 후배들이 문안을 드리고 건강을 기원하는 이 전통은, 단순한 인사를 넘어 한국문학의 정신을 잇는 '정 나눔의 의례'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자리에는 허형만 시인·평론가(현재 국립목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김 원로 비평가 충남대학교 제자인 이정희 수필가(전 선문대학교 교수), 조한숙 수필가, 김 원로 비평가의 경희대학교 제자인 우선덕 소설가, 창작산맥 권오만 회장을 비롯 20여 명의 문인들이 함께했다.

늘 빠짐없이 참석해 온 김 원로 비평가의 경희대학교 제자인 정호승 시인은 독감으로 아쉽게 불참했다. 전날 직접 빚은 만두로 끓인 떡만둣국을 나누며, 참석자들은 복작복작 살을 부비듯 둘러앉아 덕담과 추억, 문학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로 만 97세를 맞은 김우종 원로 비평가는 여전히 정정한 모습이었다. 1929년 2월 4일 함경북도 성진(城津)에서 태어난 그는 송도고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충남대학교, 경희대학교, 덕성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평생 한국문학 연구와 비평의 길을 걸어왔다.

1957년 <현대문학>에 '은유법론고'와 '이상론'을 발표하며 등단한 이래, 한국 현대소설의 사적 체계화와 소설사 정립에 천착해 온 대표적인 원로 비평가다.

김 원로 비평가는 1960년대 이후 '복종과 반항', '작가와 현실', '민족문학의 새 차원' 등 다수의 평론을 통해 모순된 현실을 직시하는 문학의 역할과 비판·저항의식을 강조해 왔다.

문학은 자율성을 지키되 현실 속에서 깨어 있는 양심과 정의를 제시해야 한다는 그의 문제의식은, 그가 스스로 명명한 ‘'도표(道標)의 문학'으로 집약된다.

고전 '춘향전'에서부터 동시대 문학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을 새롭게 재질서화한 이러한 작업은, 1960년대 참여문학과 1970년대 이후 민족문학 논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작으로는 서정주 문학의 친일 문제를 정면으로 고발한 <서정주의 음모와 윤동주의 눈물>(2012)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한국현대소설사>, <작가론>, <현대소설의 이해>, <한국근대문학사조사> 등이 있다.

또한 <이 조용한 배에>, <젊은날의 꿈과 고뇌>, <사랑과 행복의 조건>, <대학은 죽었다> 등 다수의 산문집을 통해 지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룬 글쓰기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그는 1958년 한국문인협회상, 1969년 월탄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우종 원로 비평가는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활동에서도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1994년 윤동주 50주기 추모제 추진 과정에서 일본 도시샤대학 내 시비 건립을 위해 헌신했으며, 이듬해에는 후쿠오카 형무소 인근 니시모모지공원에서 한·일 양국이 함께하는 추모제를 성사시켰다.

이후 일본과 한국에서 '윤동주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중심으로 한 추모 행사는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세배 자리에서 김 원로 비평가는 "문학은 시대와 사람을 잇는 다리여야 한다"며 후배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넸고,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내년에도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이 자리에 모이자"고 다짐했다.

창작산맥을 창간·발행하며 현재까지 54호를 이어오고 있는 김우종 원로 비평가의 삶과 문학은, 이날 상도동의 작은 거실에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새해의 문안은 그렇게 한 그릇의 떡만둣국과 함께, 한국문학의 오래된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을 조용히 잇고 있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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