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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끝나지 않았다" 계간 문예지 <소설 앤 소설가> 창간… 소설 중심 문학 생태계 회복 선언

소설가의 존엄과 창작 환경 회복을 위한 선언적 창간
한국·해외 소설 재조명과 신작 발표, 비평까지 아우른 소설 전문지
"문학의 위상은 높아졌지만 창작의 토대는 여전히 약하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 문단에 소설을 중심에 세운 전문 문예지가 새롭게 등장했다.

계간 문예지 <소설 앤 소설가>가 2026년 봄 창간호를 발간하며 "소설을 다시 문학의 중심에 세우겠다"는 선언을 내놓았다.

창간호는 한국과 해외 소설의 재조명, 신작 단편 발표, 재수록 작품, 문학 리뷰 등 다양한 구성으로 소설 문학의 현재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며, 한국 문단의 창작 생태계에 대한 문제의식까지 정면으로 제기하고 있다.

"소설을 중심에 세운다"… 선언으로 시작한 문예지

<소설 앤 소설가>의 창간은 단순한 문예지 출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발행인 김영두 소설가는 창간사에서 "이 잡지의 시작은 발간이 아니라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창간 정신은 분명하다.

"소설을 중심에 세운다.
소설가의 존엄을 지킨다.
독자에게 소설의 행복을 돌려준다."

이는 문학 시장의 구조 속에서 점차 주변으로 밀려난 소설의 위상을 다시 회복하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김영두 발행인은 "소설가의 노동이 왜 값싸게 취급되는가, 왜 문학은 칭찬받으면서도 현실의 제도는 바뀌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한국 문학계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한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한국문학은 국제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국내 문학 생태계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의 세계적 위상은 크게 높아졌지만, 작가들의 창작 환경과 문학 생태계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 발행인은 창간사에서 이 점을 분명히 짚는다.

"위상은 높아졌지만 토대는 약하다. 환호는 있었지만 문학 생태계는 가난하다. 조명은 있었지만 창작의 삶은 여전히 고단하다."

그는 결국 문학의 지속성을 지키는 주체는 "쓰는 사람, 즉 소설가"라고 강조하며, 소설가의 창작 환경과 자존을 지키는 문예지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 소설과 세계문학을 함께 조명

창간호의 지면 구성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잡지는 크게 한국 소설, 해외 소설, 신작 단편, 재수록 작품, 문학 리뷰 등으로 구성되어 소설의 다양한 층위를 보여준다.

먼저 '찾아 읽는 한국 소설' 코너에서는 한국 단편소설의 대표 작가 가운데 한 명인 이범선의 작품 '단풍'을 소개한다. 이 코너는 한국 문학사의 중요한 작품들을 다시 읽는 기획으로, 독자들에게 고전 소설의 가치를 새롭게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해외 문학을 소개하는 '찾아 읽는 해외 소설'에서는 뉴질랜드 출신 작가 캐서린 맨스필드(Katherine Mansfield)의 단편 '대령의 딸'을 실었다. 캐서린 맨스필드는 현대 단편소설의 형식을 발전시킨 작가로 평가받는 인물로, 이번 기획은 세계문학 속 단편소설의 미학을 국내 독자에게 다시 환기하는 의미를 지닌다.

신작 단편 통해 동시대 한국 소설의 흐름 조망

창간호의 핵심은 역시 신작 단편소설이다.

이번 호에는 ▲ 고은주 '빨간구두', ▲ 김호애 '신혼희망빌리지', ▲ 문은강 '소란한 꿈', ▲ 성민선 '펄', ▲ 황인규 '키갈리의 아침' 등 다섯 편의 신작이 실렸다.

이 작품들은 도시의 일상, 개인의 욕망, 사회적 현실, 인간 내면의 갈등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동시대 한국 소설의 흐름을 보여준다.

특히 신진과 중견 작가가 함께 참여해 다양한 문체와 서사를 제시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 고은경 '영서가 읽어 준 것은', ▲ 신종국 '말하는 여자', ▲ 최유혜 '색종이' 등 재수록 작품을 통해 한국 소설의 또 다른 결을 보여주고 있으며, '소설가의 리뷰' 코너에서는 김영범, 배이유, 정수남 등이 참여해 작품과 문학을 둘러싼 다양한 시선을 제시한다.

"소설가가 꿈꾸는 지면 만들겠다"

<소설 앤 소설가>가 지향하는 방향은 단순한 작품 발표의 장을 넘어 소설가 공동체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김영두 발행인은 창간사에서 과학계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셀(Cell)을 언급하며 "전 세계 연구자들이 그 지면을 꿈꾸듯, 대한민국의 모든 소설가가 <소설 앤 소설가>의 지면을 꿈꾸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문예지를 넘어 소설 문학의 상징적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편집주간 소설가 김성달 역시 편집후기에서 "소설은 시대의 공기와 공동체의 기억, 선배들의 숨결과 동료들의 고단한 밤이 함께 스며 있는 예술"이라며 <소설 앤 소설가>가 소설가 공동체의 터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학 생태계 속 새로운 실험

오늘날 한국 문학계는 여러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 독서 인구 감소, 문예지 시장의 축소 등은 문학계가 직면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장르를 중심에 내세운 전문 문예지가 창간된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실험이기도 하다.

특히 '소설 중심 문예지'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내세운 점은 문학계 안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시와 평론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 문예지와 달리 소설 자체를 중심에 놓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창간사는 마지막에서 이렇게 말한다.

"소설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끝까지 쓸 것이다."

문학의 위기와 가능성이 동시에 이야기되는 시대. <소설 앤 소설가>의 창간이 한국 문단에서 어떤 울림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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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달 연작소설 <미결인간> 출간… '미결'이라는 존재론적 상태에 대한 문학적 탐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소설가 김성달의 연작소설 <미결인간>이 도서출판 도화에서 출간됐다. 중편 1편과 단편 6편으로 구성된 이 연작소설은 구치소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미결수들의 삶과 내면을 밀도 있게 포착하며, 단순한 범죄 서사를 넘어 인간 존재와 존엄,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이라는 실존적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이다. '미결수'란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미결'은 단순한 법적 상태를 넘어선 하나의 존재론적 상태로 확장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죄와 무죄의 경계에서 불안과 고립 속에 머물러 있으며, 그 시간은 흐르지 않는 시간, 즉 정지된 시간으로 형상화된다. 작가는 이 정지된 시간을 통해 인간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붕괴시키며, 또 어떻게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연작소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미결인간 K>는 구치소에서 선고를 기다리는 한 공학도의 이야기다. 그는 양아버지가 운영하던 시설에서 감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고, 1년 4개월의 미결수 생활 끝에 선고 공판을 받게 된다.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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