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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악마와 바꿉니다"

"위대한 사람은 뜬구름을 보지 않고 구름을 내려오게 한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신안 압해도 무지개길을 지나서 임자도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노을 해변 길, 산티아고 카페에 들어가 앉아 달달 한 아이스티 한잔을 주문했다. 무더위 탓인지 카페 안에는 아무도 없다. 음악 소리도 없고 가까이서 배를 수리하는 소음만 들렸다.

바텐더는 중년의 여인으로 인상이 무척 인자해 보였다. 그는 개를 기르는지 산책을 다녀오는 개에게 손짓하며 반갑게 맞았다.

"여행객인가 보죠?" 난 그렇다고 대답하고 찾아가는 곳을 지도를 가리키며 어떻게 가는지 물었다.
"멀지는 않지만, 날이 더워서 걷기는, 무리에요. 거긴 왜 가세요. 거긴 아무것도 없어요." 웃으면서 말했다.
"거기에 해변의 작은 집이 있는데 거기에 가면 악마를 만날 수 있다고 하던데요?" 여인도 웃으면서 내게 물었다.
"그래 그 악마는 무엇 때문에 만나시려는 거예요?"
"그 악마에게 나의 영혼을 팔면 그 악마는 내가 원하는 능력을 준다고 들었어요."
"그러면 영혼과 악마의 능력을 바꾸려고요?"

여인은 농담처럼 어깨를 올리며 웃었다. 자신도 산티아고에 순례길을 갈 때는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야고보가 걸었던 순례길을 걸으며 앞으로 살아가는 ‘생의 문답’을 얻고자 했다 한다.

"야고보의 길에서 얻은 것이 무엇이에요?" 여인은 웃으며 당신이 앉아 있는 의자라고 했다. 여인이 운영하는 카페명이 '산티아고 카페'라는 의미를 설명하지 않아도 알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파도치는 바닷가에요. 파도는 내 앞에 수없이 다가와 방파제에 부딪혀요. 나는 한 줌의 파도에도 멈추게 하는 힘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곳을 지나는 여행객에게 쉬어 가는 의자를 내어 주는 것이 유일한 일이었다."라는 것을 깨달았다.

말하는 동안 그녀에게 멀리서 꼬리 치는 하얀 진돗개와 남자를 향하여 양손을 들어 반기더니 자리를 떴다.

3층 건물, 1층은 지나는 손님에게 잡화류를 판매한다. 바로 옆에는 해물탕을 파는 식당이다. 2층은 카페다. 여인이 말하는 여행객에게 쉬어가는 편안한 의자들이 바다를 향하여 놓여있다. 카페의 주인이 알려준 목적지에 가도 악마는 보이지 않았다. 그림자만이 나를 따라올 뿐이다. 4시간을 달려서 영혼과 능력을 바꾸려는 계획은 무산되는 것인가?

뜬구름이라는 말이 있다. 위대한 사람은 뜬구름을 보지 않고 구름을 내려오게 한다. 그리고 구름의 이야기를 쓴다고 한다. 아무래도 나는 뜬구름을 잡으려고 높은 산으로 오르는 무지를 범하며 살아온 것이다.

뜬구름을 잡는 것은 하루하루를 똑같이 반복하여 사는 것이다. 감정의 낭비다. 감정의 낭비는 물질의 낭비와 같다. 정치가 사회를, 혼돈하게 한다고 푸념도 한다. 더러운 말을 입에 담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참을 수 없이 화를 낸다.

정확하지 않은 감정을 이끌고 사는 자신을 모른다. 뻔뻔하게도 나의 영혼을 팔아서 능력을 얻겠다는 무모한 생각을 하고 서해안도로를 달려 압해도까지 달려갔다. 한 권의 책보다 유튜브를 본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상식으로 점심의 대화 메뉴에 올린다.

가짜 뉴스에 가짜 세상에 기대면서 살아가는 수치심이 견딜 수 없다. 더는 속지 않고, 더는 바보가 되지 않아야 한다. 박완서 소설가의 말처럼 "나를 이해하고 남을 이해하는 것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책 안에서 찾는 답이다."

세상에 없는 새로운 색깔도 책에서 찾아본다. 돌아갈 길을 모른다. 그래서 길을 걷는다. 돌아갈 곳은 분명히 있다. 그곳으로 가는 방법을 모르고 헤맬 뿐이다.

영혼은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순간, 영혼을 빼앗길 수는 있다. 그러나 빼앗기지 않았다고 믿는 순간 나는 내 영혼의 영원한 주인이다.

내 영혼은 내 안에 있다.

최창일 시인(시집 '시원의 입술'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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