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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시민단체들, "국민연금은 청지기정신 발휘해서 환경참사재발 방지하라"

장점마을 피해자들, “KT&G는 사회적 책임 위해 배·보상실시 의결하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지난 3월 24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가위원회는 제6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이 소액지분을 갖고 있는 총 16개 기업이 개최할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되는 안건 관련 의결권 행사방향을 각각 심의한 후 결정했다.

이날 통과된 각종 결정 중에는 국민연금이 지분 11.5%을 갖고 있는 KT&G가 상정한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 지분 8.38%를 갖고 있는 SK가 상정한 안건 중에서 최태원 사내이사 선임(연임)을 제외한 나머지 거의 모든 안건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국민연금이 29일 열릴 SK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최태원 대표이사 회장을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그에게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등과 같은 이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와 거의 비슷한 이유로 지난 2012년부터 시민단체들은 국민연금을 상대로 최태원 회장을 SK 이사로 선임하는 것 등을 반대하라고 요구해왔고, 이에 힘입어 국민연금은 재계 등이 크게 반발하고 우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6년과 2019년 각각 개최된 주총에서 청지기정신을 발휘하여 반대표를 행사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소액주주에 해당되는 국민연금이 최태원 보유지분과 우호지분으로 이루어진 견고한 벽을 넘어 뜻을 이루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28일 오전 11시부터 광화문 동화 면세백화점 앞에서 개혁연대민생행동, 공익감시 민권회의(이들 각 단체 상임대표 송운학), 글로벌 에코넷,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이들 각 단체 상임회장 김선홍) 등에 소속된 회원들과 전북익산 장점마을 피해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29일 열리는 KT&G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 등 소액주주들이 용기를 잃지 말고 청지기정신을 적극 발휘해서 환경참사 재발방지 의지를 보이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하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송운학 상임대표는 '기자회견 여는 말씀'에서 "담배제조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만들어지는 부산물인 담배 잎 찌꺼기를 뜻하는 연초박 처리과정에서 평화롭고 살기 좋은 전북익산 장점마을이 죽음의 암 마을로 바뀌었다"며 "이는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환경부와 전북도청 및 익산시청 등이 친(親)기업 정책에 매몰되어 진실을 은폐하면서까지 피맺힌 민원을 외면하고 KT&G와 야합하여 만들어낸 참혹한 환경참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상임대표는 이어 "재발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이를 위해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배상과 보상 및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송 상임대표는 그러면서 "현 시기는 백세장수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초입기라고 볼 수 있다"며 "우리 서민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노후생활을 즐겨야 한다. 국민연금은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가장 큰 기관이다. KT&G와 SK 등과 같이 무책임하고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악덕기업들에게 수탁기관으로서 국민을 대신하여 경종을 울려야만 한다"고 밝혔다.

송 상임대표는 "우리는 범죄와 불법 등에 연루된 기업이 벌어들인 피 묻은 잔돈 몇 푼을 조금씩 받아가면서 개돼지처럼 행복을 느끼는 존재가 결코 아니다.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행복하게 살 수 없다. 이번 주총에서 미리 검토하여 상정된 안건이 아니라서 배상과 보상을 실시하자고 의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하지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소액주주들이 앞장서서 그 타당성을 검토하고 적절한 방안 등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의결할 수 있다. 또, 적절한 방안이 마련되면, 가능한 한 빨리 임시주총을 열어 공식적으로 의결하자고 제안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이러한 방식으로 청지기정신을 적극 발휘하는 것이 참사재발을 방지하는 첫걸음이자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송 상임대표는 "국민연금이 그동안 열린 SK주총에서 두 차례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아야 한다. 언젠가는 뜻을 달성할 것이다. 그렇다고 형식적으로 반대표를 던지는 것에 만족해서도 안 된다"며 "실패요인을 체계적이고 다각도로 검토해서 대중적인 홍보운동을 전개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최재철 장점마을 피해주민대책위 위원장은 "KT&G가 전북익산 장점마을 폐기물처리 겸 비료생산 공장에 제공한 연초박 때문에 주민 90여 명 중 40여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하고 23명이 투병 중이다"라며 "연초박을 공급해서 한 마을이 초토화됐는데도 KT&G는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모르쇠하면서 침묵으로 일관한다고"고 규탄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현재 아프지 않은 주민들도 언제 암에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2019년 여러 번 상경해서 KT&G 사장과의 면담과 공식 사과 등을 촉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장점마을 집단 암에 대해 조그마한 도의적 책임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분노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KT&G와 SK가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등과 같은 불법행위를 한 것은 거의 같다. 그리하여 정부를 대표하여 공정거래위가 SK와 최태원을 각각 제재했다면,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국가를 대신하여 장점마을 주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며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사과의사를 전할 목적으로 장점마을을 직접 방문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이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여 참사원인을 제공한 KT&G를 상대로 무언가 피해자들을 위한 배상과 보상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선홍 상임회장은 "국민연금은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여 기금을 관리·운용하며,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행사해 왔다"며 "크게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상임회장은 이어 "KT&G가 제공한 연초박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며 "청지기정신을 발휘하여 29일 열릴 KT&G 주총에서도 ‘익산 장점마을 환경참사 피해’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배·보상을 실시' 하자고 의결하자고 제안하는 등 KT&G가 글로벌 대기업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실추된 명성을 회복하도록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소액주주들이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근철 국민연대 대표, 김진관 아리수환경문화연대 상임대표 겸 한국 환경시민단체 협의회 상임대표, 박흥식 부정부패추방 실천시민회 상임대표 겸 민족정기수호대책협의회 의장, 이승원 사랑나눔터 장애인인권상담소 소장(목사 겸 가수), 이정국 한강사랑시민연대 사무총장 등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말아야할 참혹한 환경참사를 국민연금과 KT&G 소액주주들이 앞장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밖에도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정호천 공동대표와 성명 비공개를 원하는 회원을 비롯하여 21녹색환경네트워크(수석회장 김용호),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SK 수소공장 건설반대 범시민협의회 회원 등이 함께 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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