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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의 상징' 김복동 할머니 별세…생존자 23명

위안부 아픔 딛고 평화인권운동에 전념…2월 1일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장례

·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3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사단법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오후 10시 41분께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 할머니가 영면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이모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3명만이 남게 됐다.

김 할머니는 암 투병으로 3주 전부터 세브란스 병원에서 입원 중이었다.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로 29일 오전 11시부터 조문이 가능하다. 발인은 2월 1일 오전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서울광장과 일본대사관을 거쳐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거친 뒤 천안 망향의동산에 장지가 마련될 예정이다.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1926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940년 만 14세에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돼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의 침략경로를 따라 끌려 다니며 일본군 성노예가 됐다.

김 할머니는 1945년, 싱가포르에서 일본군 제16사령부 소속 제10육군병원에서 간호사로 위장당하여 일본 군인들의 간호노동을 하다 버려졌고, 미군 포로수용소에 수감됐다.

김 할머니는 1948년 8월 15일 광복 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지 8년 째 되던 22세에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결혼과 출산도 포기했다.

김 할머니는 1992년 3월 위안부 피해자임을 처음 밝힌 뒤 1993년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임을 공개적으로 증언했다. 이후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본인 이름을 딴 '김복동의 희망' 장학재단을 만들어 분쟁지역 아동과 전쟁 중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돕는 인권활동에 매진하기도 했다.

같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와는 2012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나비기금'을 발족시켰다.

지난해 9월에는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요구하며 장대비를 뚫고 휠체어를 탄 채로 1인 시위를 나서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5월 국경없는기자회와 프랑스 AFP 통신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싸우는 세계 100인의 영웅'에 선정됐다.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는 2015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도 수상했다.

지난해 31일에는 공익사단법인 정이 수여하는 바른의인상 첫 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정의기억재단은 할머니 이름을 딴 '김복동평화상'을 제정, 지난해 5월 첫 수상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30분께는 피해자 이모 할머니도 운명을 달리했다.

두 할머니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중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5일 김순옥 할머니가 별세한 데 이어 지난달 14일 이귀녀 할머니도 뇌경색 등 건강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김 할머니의 삶은 평화와 인권을 지향했다. 일본에 의해 극심한 고통을 겪었음에도 김 할머니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자 피해자 돕기 모금 제안을 1호로 기부하며 인도주의적인 자세를 보였다.

2012년 3월 8일, 정의기억연대와 함께 전시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나비기금을 설립했다.

2014년에는 베트남 한국군성폭력 피해자에게 사죄와 지원 메시지를 영상으로 알렸고, 2015년에는 국경없는기자회와 AFP에 의해 ‘자유를 위해 싸우는 세계 100인의 영웅’에 선정됐다.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2015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7년 7월에는 재일조선고등학교 학생 2명에게 김복동장학금을 전달 후 사후 남은 모든 재산 기부를 약정했다. 지난해 건강이 약해져 입원한 이후 몇개월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었다.

정의기억연대는 "김복동 할머니는 거리와 미디어에서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제대로 된 배상을 요구해온 인권·평화 활동가이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뿐 아니라 무력분쟁 중에 만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평화 나비가 되어 평화운동을 이끌어 왔다"고 회고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어 "매주 수요일마다 거리로 나가 학생들을 만나고, 시민들을 만나 모두가 함께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호소해 왔다“며 "일본에서 오는 활동가들을 향해서도 힘내라고 격려하며,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향해서 전쟁이 없고, 다시는 성폭력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세상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호소해 왔다"고 밝혔다.

정의기억연대는 그러면서 "이러한 평화를 향한 끝없는 노력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했던 외침 속에 너무나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고 덧붙였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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