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1 (수)

  • 흐림동두천 16.4℃
  • 구름많음강릉 18.3℃
  • 연무서울 16.8℃
  • 흐림대전 16.3℃
  • 흐림대구 16.7℃
  • 흐림울산 13.4℃
  • 흐림광주 16.3℃
  • 부산 13.5℃
  • 흐림고창 14.6℃
  • 제주 15.2℃
  • 흐림강화 13.0℃
  • 흐림보은 14.6℃
  • 흐림금산 15.9℃
  • 흐림강진군 15.4℃
  • 흐림경주시 14.3℃
  • 흐림거제 14.1℃
기상청 제공

[詩가 있는 아침] 김용언 시인의 '의자를 지키는 이유'

감상평/정신재(시인·평론가·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의자를 지키는 이유
김용언 시인(1946- )

막차가 떠나고
버스 정류장의 외등도 꺼졌다
나는 어둠과 눈을 마주한 채 체온이 사라진 의자에 앉아 있다
내일 아침 첫차로 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사실, 올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기다려 볼 참이다
기다림이 없는 삶은 얼마나 메말랐던가
그래서, 차를 타지도 않을 나
그래서 오지도 않을 나를 마중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의 의자를 지키는 중이다

체온이 식어 버린 빈 의자
누군가 버리고 간 차표와
허탈감 몇 조각만이 어둠 속에 잠기고 있다

■ 감상평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인간성 가운데 하나다. '막차가 떠나고', '버스 정류장의 외등'이 꺼지고, '어둠과 눈을 마주한 채 체온이 사라진 의자'에 그가 '앉아 있다'.

그는 외로움과 정면으로 마주서서 그 상태를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비록 '누군가 버리고 간 차표와/ 허탈감 몇 조각만이 어둠 속에 잠기고 있다' 할지라도, 그가 외로움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마도 이 외로움은 죽음(암과의 싸움) 앞에서 생존의 비밀을 터득해서 얻은 결과물일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리게 한다. 그래서 개인은 외로움의 그릇에 무념무상(無念無想)과 색즉시공(色卽是空)과 공허 등 다양한 사색의 편린들을 담을 수가 있다.

개인은 자신을 닮은 존재(타자)를 외로움의 방에 세워 본다. 명예와 부와 권력보다 상위에 있는 존재,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온정을 나누며 멋있는 인간미가 생동하는 존재를 외로움의 방에 들여 보면 어떨까. 이는 존재로서 살아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고맙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

- 정신재(시인·평론가·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 김용언 시인 약력

1946년 평북 강계 출생.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국민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문덕수, 김종길 선생 2회 추천). 국민대, 서울여대, 대전대 문창과에서 강의. 서울여자간호대학 도서관장 역임. 사단법인 국제PEN 한국본부 제3회 세계한글작가대회 조직위원 역임. (주)티에스 대표이사 역임. 시문학상, 평화문학상, 영랑문학 대상, 포스트문학대상 수상. 한국시문학회 회장 역임. 한국시문학회 시분과 역임.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역임. 현재 사단법인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한국현대문학작가연대 이사장. 시집 <돌과 바람과 고향>, <숨겨둔 얼굴>, <서남쪽의 끝>, <너 더하기 나>, <​휘청거리는 강>, <사막 여행>, <당나귀가 쓴 안경>, <백양나무 숲>, <소리사냥」> 등이 있다.

i24@daum.net
배너
대만-베트남 문학 교류… 시와 바다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문학의 길
·동아시아 바다가 다시 문학의 길로 열리고 있다. 2026년 3월 14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대만 시인의 날'과 대만-베트남 문학 교류 행사를 계기로 세 나라 문인들의 교류가 활발히 이어지면서 한국·대만·베트남을 잇는 새로운 국제 문학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번역과 창작, 역사 탐방과 시민 문화 교류가 결합된 이번 행사는 동아시아 문학이 서로의 언어와 기억을 공유하는 문화 공동체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동아시아의 바다가 다시 문학의 길로 열리고 있다. 2026년 3월 14일 오전 대만 타이난에 위치한 국립 청쿵대학교 대만어문학과(國立成功大學台灣文學系台) 강당에서 제4회 대만 시인의 날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대만 문학단체와 대학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오후에는 타이베트남문학관에서 대만과 베트남 시인·작가들이 참여한 시 낭송과 문학 교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대만문필회, 발지 타이어 재단, 대만 로마자 협회, 그리고 성공대학교 베트남연구센터와 대만문학과 등이 공동 주최한 국제 문학 교류 행사로, 대만과 베트남 문학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 낭송과 작품 토론,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유은혜 경기교육감 예비후보 "모현읍 학생 장거리 통학… 가장 빠른 학교 설립 해법 찾겠다" (수원=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 역대 최장수 교육부 장관을 지낸 유은혜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고등학교가 없어 장거리 통학을 하고 있는 용인 모현읍 학생들의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 설립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예비후보는 12일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에서 열린 고등학교 설립 간담회에 참석해 주민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듣고 현실적인 학교 신설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모현읍은 인구 약 3만5000명의 대규모 주거지역임에도 일반계 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어 지역 학생들이 인근 포곡읍이나 광주시, 성남시 등으로 왕복 2시간에 가까운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모현에는 고등학생은 있지만 정작 고등학교는 없다"며 "지역 내 유일한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인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고로 일반계 학생 배정이 가능한 공립 고등학교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모현읍 학생들은 선택 과목을 수강하기 위해 또다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며 학습권 보장을 위한 공립 고등학교 설립을 요청했다. 학부모들은 경기도교육청 소유 부지인 모현중학교 인근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