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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다시 오늘을 건너다…<묵묵히 질량을 쓴다> 출간

14인의 시조시인, '초월'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전통의 형식에 현재의 감각을 입히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조는 과거의 유산일까, 아니면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현재형의 언어일까. 묵묵히 질량을 쓴다는 이 질문에 대한 또렷한 답이다.

14명의 시조시인이 '초월'이라는 공통의 화두 아래 모여, 시조가 동시대의 감각과 질문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형식임을 한 권의 책으로 증명했다.

시조 동인 초월 동인이 첫 시조집 <묵묵히 질량을 쓴다>를 도서출판 도화를 통해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우리 시조의 현재와 가능성을 탐색해온 14명의 시인이 함께 참여한 공동 작업으로, 동인의 출범과 동시에 내놓은 의미 있는 첫 결실이다.

이들은 특정 이론이나 경향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초월'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각자의 시적 세계를 자유롭게 펼쳐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시조집은 하나의 목소리로 수렴되기보다, 서로 다른 결들이 나란히 놓인 '다성적 풍경'을 형성한다.

이 시조집에서 말하는 '초월'은 흔히 떠올리는 관념적 탈속이나 현실 도피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상식과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창작의 태도, 전통 형식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길어 올리려는 시도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

.참여 시인들은 시조라는 틀을 해체하기보다, 그 내부에서 확장을 시도한다. 고전적 운율과 현대적 감각, 개인적 서정과 사회적 시선을 교차시키며 시조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이는 형식을 '지키는 일'과 '넘어서는 일'이 결코 대립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제목 <묵묵히 질량을 쓴다>는 상징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언어의 밀도, 시가 축적해온 시간의 무게, 그리고 각 시인의 내면에서 다져진 사유의 깊이가 ‘질량’이라는 단어에 응축돼 있다.

여기에 '묵묵히'라는 부사가 더해지며, 이 시조집이 단번의 선언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결과물임을 암시한다. 화려한 실험이나 과장된 수사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쌓아 올린 시적 성취가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결집된 것이다.

이번 시조집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동인의 운영 방식에도 있다. 많은 동인집이 일정한 미학적 방향이나 색채를 공유하려는 데 비해, 초월 동인은 차이를 지우지 않는다.

각 시인은 신작과 자선작, 산문을 함께 수록하며 자신의 시적 지향을 온전히 드러낸다. 이로써 독자는 한 권의 책 안에서 14개의 서로 다른 시적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구성은 '동인'이라는 개념을 재해석한다. 통일된 목소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목소리가 공존하는 구조- 그 자체가 이미 '초월'의 실천인 셈이다.

초월 동인은 2024년 결성된 시조 동인으로, 한 시대를 이끄는 동인, 프로다운 동인, 그리고 동인의 귀감이 되는 공동체를 지향하며 출발했다.

참여 시인은 고완수(202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김나비(201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김양희(2016년 <시조시학> 등단), 김지욱(2018년 한국동서문학상 신인상), 김태연(202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박송애(2021년 <시조미학> 등단), 빈미정(2024년 <문학저널> 등단), 설경미(2021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이남희(2014년 <시조시학> 등단), 이현정(201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정병기(2016년 <나래시조> 등단), 정진희(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한성필(2021년 <시조미학> 등단), 허창순(2020년 <영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등이다.

이들은 신춘문예 당선, 문학상 수상, 등단 등 각기 다른 경로를 통해 문단에 자리 잡은 작가들로, 서정과 실험,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각자의 시세계를 구축해왔다. 그 개별성이 이번 시조집에서는 오히려 집합적 힘으로 작용한다.

동인의 '작가의 말'은 인상적인 비유로 시작된다.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집을 짓는 까치. 떨어지면 다시 물어 올리고, 또 쌓아 올리는 집요함.

이 이미지는 곧 이 시조집의 생성 방식이다.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구조를 만들기 위해, 첫 가지를 신중하게 놓고 다시 다듬는 과정.

초월 동인은 그렇게 '첫'을 세웠다.

<묵묵히 질량을 쓴다>는 시조가 더 이상 과거의 형식에 머물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시조집은 시조 독자에게는 새로운 흐름을 제시하고, 처음 시조를 접하는 독자에게는 동시대 시조의 입구가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이 시조의 가능성을 논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작품으로 증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출판사 측은 "이번 시조집은 시조 애독자에게는 우리 시조의 새로운 흐름을 확인하는 즐거움을, 일반 독자들에게는 현대 시조의 세련된 감각을 만나는 입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조는 지금도 쓰이고 있으며, 여전히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그 조용한 움직임이 이 한 권의 책 속에서 묵묵히, 그러나 분명하게 질량을 이루고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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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다시 오늘을 건너다…<묵묵히 질량을 쓴다>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조는 과거의 유산일까, 아니면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현재형의 언어일까. 묵묵히 질량을 쓴다는 이 질문에 대한 또렷한 답이다. 14명의 시조시인이 '초월'이라는 공통의 화두 아래 모여, 시조가 동시대의 감각과 질문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형식임을 한 권의 책으로 증명했다. 시조 동인 초월 동인이 첫 시조집 <묵묵히 질량을 쓴다>를 도서출판 도화를 통해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우리 시조의 현재와 가능성을 탐색해온 14명의 시인이 함께 참여한 공동 작업으로, 동인의 출범과 동시에 내놓은 의미 있는 첫 결실이다. 이들은 특정 이론이나 경향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초월'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각자의 시적 세계를 자유롭게 펼쳐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시조집은 하나의 목소리로 수렴되기보다, 서로 다른 결들이 나란히 놓인 '다성적 풍경'을 형성한다. 이 시조집에서 말하는 '초월'은 흔히 떠올리는 관념적 탈속이나 현실 도피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상식과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창작의 태도, 전통 형식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길어 올리려는 시도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 .참여 시인들은 시조라는 틀을 해체하기보다, 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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